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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국 맥미니를 선택했다

맥북과 아이맥 사이에서 고민하다 맥미니를 산 이유

2020. 08. 31

Writer 이기원 : 세상 모든 물건과 금방 사랑에 빠지는 콘텐츠 제작자.

오래 사용해오던 맥북이 완전히 파손되면서 새로운 맥을 사야 했다. 맥북과 아이맥 사이에서 오래 고민했지만, 나는 결국 맥미니를 선택했다.

맥미니

얼마 전까지 나는 2015년형 맥북프로를 사용해왔다. 인텔의 듀얼 코어 CPU와 8GB 램을 가진 제품이다. 중간에 새로운 제품으로 바꾸고 싶은 충동이야 많았다. 하지만 햇수로 6년 된 이 맥북은 크게 느려지지도 않았고, 화면도 멀쩡했다. 지금 제품에 불만이 없으니 굳이 바꿀 명분이 없었다. 아마 윈도우 기반의 랩탑이었다면 이렇게 오래 사용하지는 못했을 것이다.(오래 사용해도 성능의 감소폭이 낮다는 건 애플 제품 전반에 걸친 장점이다)

하지만 아주 잠깐의 실수로 인해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으로 추락한 나의 맥북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새로운 맥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길게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사용하던 맥북이 파손됐으니 새로운 맥북을 사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잠깐 고민에 빠졌다. 나에게 필요한 것이 정말 맥북인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랩탑이 필요한 사람인가?

랩탑

나는 맥북을 일종의 PC 본체로 사용해왔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구성이었다. 사진은 Twelve South의 맥북 스탠드 광고 사진이다

내 생활패턴을 잠깐 돌이켜봐야 했다. 나는 맥북을 오래 사용해오긴 했지만 커피숍 등 외부에서는 거의 일을 하지 않는다. 간혹 외부에서 일을 한다 해도 웹서핑이나 간단한 타이핑 정도가 대부분이다. 정작 각 잡고 해야 하는 일은 대부분 사무실이나 집 책상 위에서 한다. 맥북과 외장모니터를 연결하고, 별도의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해서 말이다. 말하자면 나는 맥북을 ‘이동이 가능한 PC 본체’처럼 사용해왔다. 나는 맥북의 이동성이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게다가 나는 얼마 전 아이패드프로4를 구매했다. 논란의 아이패드프로용 매직키보드도 함게. 이전 리뷰에 썼지만, 아이패드프로4와 매직키보드, 애플펜슬의 조합은 맥북의 역할을 꽤 대체할 수 있다. 오히려 특정 작업에서는 맥북의 활용성을 앞서는 지점도 있었다. 꼭 맥북을 사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낀 뒤 나는 내심 속으로 환호를 질렀다. 그래, 아이맥을 사면 되겠구나. 이제까지 마땅한 명분이 없어 사지 못했던 아이맥을 사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아이맥을 사고 싶다, 하지만...

아이맥

27인치 아이맥은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불린다

아이맥은 21세기 최고의 산업디자인 제품 중 하나일 것이다. 아름답고 간결한 유선형 디자인은 IT 제품이라기보다 인테리어용 오브제처럼 보일 정도였으니. 실제로 맥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면서 그 예쁜 외관 때문에 구입을 결정한 친구도 여럿 있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27인치 아이맥 기본형(약 230만 원)은 애플답지 않게 ‘가성비 제품'으로 불린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27인치 아이맥에 탑재된 5K 모니터를 따로 구매하려면 최소 170만 원 정도가 든다. 여기서 60만 원만 투자하면 <8세대 i5 6코어 CPU + 라데온 프로 570X 그래픽 카드 + 매직마우스와 매직키보드>까지 주는 27인치 5K 모니터를 살 수 있다. 좀 이상하지만 5K 모니터를 사면 본체가 따라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이른바 ‘혜자’ 제품으로 불리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시 한번 자문했다. 나는 정말 아이맥이 필요한 사람인가?

내 필요에 맞는 기기

파이널 컷이나 로직처럼 무거운 작업을 많이 한다면 아이맥을 골라야 한다

파이널 컷이나 로직처럼 무거운 작업을 많이 한다면 아이맥을 골라야 한다

아이맥은 애플 라인업에서 고성능 기기에 속한다. 5K 디스플레이, 그래픽카드나 CPU의 스펙 등은 프로들을 겨냥하고 있고 그래서 가격대도 높다. 기본형은 230만 원, 고급형으로 가면 300만 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물론 여기에 램이나 SSD 등을 추가하면 가격은 더욱 높아진다). 아무리 가성비가 좋다 해도 쉽게 구입을 결정할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

문제는 내가 아이맥의 고성능이 필요한 작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많은 레이어를 뗐다 붙였다 해야 하는 동영상 크리에이터나 작곡가였다면 얘기가 달랐겠지만, 나는 대부분 뭔가를 보거나 쓰는 사람이다. 물론 가벼운 동영상을 편집할 때도 있지만, 레이어의 지옥에 갇힐 정도는 아니다. 아이맥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분명 오버스펙 제품이었다.

베사 마운트를 활용해 모니터에 고정시킬 수도 있다

필요에 따라 베사 마운트를 활용해 모니터에 고정시킬 수도 있다

게다가 내 책상에는 이미 맥북과 연결해 사용하던 DELL의 27인치 4K 모니터가 있었다. 아이맥의 5K 디스플레이보다는 못하지만, 그리 큰 차이가 나는 건 아니다(개인적으로 27인치 크기에서 5K와 4K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타격감 좋은 무접점 키보드와 마우스 역시 이미 구비되어 있었다. 아이맥은 정말 매력적인 제품이지만, 나는 맥미니를 선택했다.

맥미니가 나에게는 딱이었다

맥미니가 나에게는 딱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맥미니에 부정적인 사람이었다. 모바일용 CPU를 썼던 예전 맥미니는 PC라기에는 성능이 너무 떨어졌고, 맥북처럼 이동성이 높은 것도 아니었다. 참 어정쩡한 포지션의 제품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 도대체 애플은 왜 이런 제품을 단종시키지 않는 걸까.

하지만 3세대 맥미니는 꽤 합리적인 제품으로 변했다. 우선 데스크탑용 CPU를 사용해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보통 랩탑은 모바일 CPU를 사용하기에 성능을 제한 당한다). 각종 입력 포트도 충분히 갖췄다(썬더볼트 4개, USB-A 2개, HDMI, 이더넷 포트). 무엇보다 가격. i3 쿼드코어를 갖춘 맥미니 기본형 제품은 104만 원부터 시작했다. 2020년 형은 SSD의 기본 용량도 256GB로 늘렸다. 이미 주변기기를 가지고 있는 데다 거의 집에서만 PC를 사용하는 내게 맥미니는 아주 적절한 기기였다.

맥미니는 왜 실용적인가

맥미니는 왜 실용적인가

맥미니를 쓰면서 가장 좋은 점은 공간 활용이다. 맥미니는 가로X세로 크기가 각각 20cm에 불과하다. 원한다면 모니터 받침대 위에 놓을 수도, 모니터 뒤에 세로로 세워 거치도 가능하다. 온갖 케이블과 전자제품으로 전쟁터가 된 책상 위에서 ‘본체’의 존재를 숨길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물론 이건 아이맥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맥미니가 훨씬 싸니까.

맥미니는 썬더볼트 3와 HDMI를 이용해 최대 3대의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다

맥 유저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사이드카 기능은 맥미니에서도 여전하다. 나의 경우 가끔 듀얼모니터가 필요할 때는 아이패드프로4를 보조 모니터로 사용한다. 듀얼모니터 시스템을 구축하기엔 책상 공간이 넉넉하지 않을 때, 사이드카 기능은 상당히 유용하다.

4개나 할당된 썬더볼트3 포트는 미래를 위해 쟁여놓은 식량처럼 든든하다. USB-C타입을 적용하는 기기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에 쓰임새는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당장은 아니지만 혹시 나중에 ‘고스펙'이 필요해지면 메모리를 직접 업그레이드 하거나, e-GPU를 사용할 수도 있다. 물론 거추장스러운 e-GPU를 쓰면 맥미니를 사용해야 할 이유가 줄어들겠지만, 어쨌든 필요할 때 쓸 수 있다는 건 나쁘지 않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맥미니는 USB-A 포트를 2개만 지원하는데, 아무래도 부족하다. 필요하다면 확장용 허브를 따로 사서 포트를 늘려야 한다. 스피커 시스템도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맥미니의 사운드 시스템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정도에 만족해야 한다. 그래도 꽤 들을 만한 사운드를 원한다면 별도의 스피커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

붙임성이 너무 좋다

붙임성이 너무 좋다

위에 적었듯이 내가 맥북이나 아이맥 대신 맥미니를 산 것은 몇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모니터를 비롯해 주변기기를 갖추고 있었다. 그래픽 카드가 필요한 작업(게임이나 동영상 편집 등)을 하지 않고, 집이나 회사에서만 PC를 사용한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맥미니의 성능만 해도 차고 넘친다. 이런 사람이 나 하나만은 아닐 것이다.

애플은 맥미니를 소개하면서 공식 홈페이지에 ‘붙임성 좋은 꼬마'라는 표현을 썼다. 적당한 문구라고 생각한다. 맥북은 이동성에서, 아이맥은 성능과 디자인에서 우위가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맥북과 아이맥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것이고 두 제품 다 각자의 장점이 있다. 하지만 맥미니라는 괜찮은 친구도 있다고, 살짝 귀띔해주고 싶다. 인텔 i3 쿼드코어와 8GB 램, 256GB SSD를 탑재한 맥미니 기본형은 현재 104만 원이다. 가격도 싸고,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구석이 많은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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