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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감당할 수 있겠니?

2020. 01. 04

16인치 맥북 프로가 물었다.
성능이 정말 엄청나다.

WRITER 이기원 : 세상 모든 물건과 금방 사랑에 빠지는 컨텐츠 제작자.

맥북프로 16인치

최근 애플의 깜짝 발표가 늘고 있다. 얼마 전 등장한 에어팟 프로, 지금 소개할 16인치 맥북프로(이하 맥북 프로 16)가 그렇다. 신제품의 전통적인 마케팅 공식은 제품이 출시되기 한두 달쯤 전부터 열심히 언론에 단서를 뿌리고, 발표 당일 ‘짜잔’ 하고 실물을 공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애플은 미리 많은 정보를 흘리지 않고, 뜬금없는 타이밍에 제품을 공개해 버린다. 어떻게 내놔도 잘 팔릴 거라는 확신인지, 혹은 새로운 마케팅 방식인지는 확실치 않다. 어쨌든 2020년에 공개될 것이 유력했던 맥북 프로 16은 조금 더 일찍 세상에 등장했다.

“주어진 한계를 단호히 거부하고 세상을 바꿔나가는 선구자들. 그들을 위해 탄생한 새로운 MacBook Pro.”

애플의 홈페이지에 등장한 맥북 프로 16의 소개 문구다. 광고 모델로 등장하는 이들 역시 포토그래퍼, 그래픽 아티스트, 뮤지션 등 빠르고 정확한 작업이 필요한 전문가들이다. 말하자면 이번 맥북 프로는 라이트 유저가 아니라 그야말로 프로 중의 프로가 타겟이고, 실제로 그만한 성능을 갖췄다. 다만 지난 15인치 모델에 비해 획기적인 변화가 생긴 건 아니다. 2016년 등장한 터치바 모델의 개선 모델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기존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한, 책으로 비유하면 최종 개정판 같은 느낌에 가깝다.

무엇이 달라졌는가

맥북프로 16인치

전체 크기는 35.79 X 24.59 X 1.62cm(가로X세로X두께)로 지난 15인치 모델보다 전부 미세하게 커졌다. 무게도 0.17kg 늘어나 드디어 2kg대에 진입했다. 애플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1.9kg대를 유지하고 싶었겠지만, 배터리가 100Wh로 늘어나면서 무게 증가는 필연적인 결과였다. 하지만 무게를 희생한 대신 얻은 것들이 많다. 최대 사용 시간이 11시간으로 늘었고, 16인치 고해상 디스플레이, 인텔의 9세대 CPU와 독립 GPU 등을 갖춘 걸 생각하면 2kg이라는 무게는 오히려 선방한 셈이다.

방열판

개인적으로는 1.62cm라는 두께로 발열 이슈를 잘 해결할 수 있을 지가 궁금했는데, 애플은 신형 듀얼 냉각팬과 크기를 35% 키운 방열판으로 문제를 없앴다. 실제로 기본형 모델을 장시간 연속 사용 시 키보드 위로 올라오는 발열 수준은 전작보다 확실히 나아졌다. 기존 맥북 프로의 발열 이슈가 꽤 심각했던 걸 감안하면, 이번에는 이 점을 충분히 의식하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최대64GB DDR4 메모리로 확대가능하다

‘전문가용’을 주장하는 제품답게 탑재되는 프로세서의 성능도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제일 낮은 사양인 기본형도 인텔 i7 6코어 프로세서, 16Gb 램, 라데온의 최신 GPU인 5000m 시리즈가 기본이다(고급형은 최대 i9 8코어 프로세서, 64Gb 램, 라데온 5000m 8Gb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그래픽 카드의 발전이 눈에 띈다. 맥북 프로 16의 고급형은 라데온 프로 5500M을 사용한다. 이는 전작인 라데온 프로 560X보다 약 90% 더 빠른 렌더링이 가능한 수준이다. 메모리도 최대 64Gb까지 확대가 가능해 작업속도가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됐다. 물론, 이 엄청난 GPU 덕분에 고사양 게임도 풀옵션이 아니라면 무리없이 돌아간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와이파이 6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와이파이 6는 다중접속 환경에서 최적의 효과를 내는데, 특히 공공 와이파이 환경에서 속도 향상을 체감할 수 있다. 먼저 출시된 아이폰 11이 와이파이 6를 적용한 것을 감안하면 이는 꽤 아쉬운 부분이다.

드디어 키보드가 달라졌다

맥북프로의 바뀐 키보드

맥북 유저들의 원성이 자자하던 나비식 키보드가 드디어 가위식 키보드로 바뀌었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 나비식 키보드는 키패드의 반탄력 부족이 심각한 문제였다. 타이핑에 필요한 리듬감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키의 높이가 너무 낮아 장시간 사용할 시에는 피로감이 컸고, 먼지가 들어가기 쉬워 고장률도 높았다. 미국에서는 이 키보드 결함으로 집단 소송이 벌어질 정도였다. 애플도 이 점을 의식했는지, 드디어 기존의 가위식 키보드로 바꾸었다. 역시 유저들의 개선 요청이 많았던 ESC 버튼과 방향키 버튼도 바뀌었다. 최근 애플은 유저들의 불만이나 요청을 차기작에서 어느정도 반영해주는 느낌이다(예전의 애플이라면 과거 방식으로의 회귀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 같다).

스피커

그리고 스피커. 맥북은 전통적으로 스피커가 훌륭한 편이었지만, 이번 맥북 프로의 스피커는 정말 대단한 수준이다. 나는 책상 위에 보스의 40만원대 블루투스 스피커를 쓰고 있는데, 맥북의 스피커가 이 외장스피커보다 나았다. 맥 북프로 16에 도입된 듀얼 포스 캔슬링 우퍼와 돌비 애트모스 재생 기능 덕분이다. 포스 캔슬링(Force Cancelling)은 소리를 왜곡하는 진동을 줄여주는 기술이고, 돌비 애트모스는 사운드에 공간감을 더하는 기술이다. 소리가 더 정확해지고, 입체적으로 변했다는 뜻이다. 직전 모델과 비교해도 사운드 퀄리티가 놀라울 정도인데, 근처 애플 스토어에서 꼭 체험해보시길 바란다. 사운드 때문에 맥북 프로 16을 사고 싶어질 지도 모른다.

스피커만큼 많이 발전한 것이 마이크다. 나는 일 때문에 페이스 타임을 사용할 일이 많은데 이번 테스트를 통해 확실히 개선된 점을 느꼈다. 일반적인 녹음 및 재생 기능에서도 성능 향상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학교에서 수업을 녹음해야 하거나, 취재 등이 필요할 때 상당히 유용할 것이다. 한동안 이슈가 됐던 파핑 현상(스피커가 타타탁 튀는 듯한 소리를 내는)은 곧 소프트웨어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하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맥북프로 16, 정말 비싼가?

300만 원대 가격은 우리를 망설이게 만든다 .

하지만 이쯤에서 우리는 애써 외면해 왔지만 결국 피할 수 없는 문제와 마주한다. 319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이다. ‘애플다운 가격’이라는 소리가 나올 법하다. 하지만 이번 맥북프로 16은 (애플답지 않게) 가성비가 좋다. 정말이다. 비슷한 사양으로 윈도우 랩탑을 구성하려면 이것과 비슷하거나 이 이상의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니 질문을 다시 해야 한다. ‘맥북 프로 16은 비싼가?’가 아니라 ‘나는 정말 맥북 프로 16이 필요한 사람인가?’라고.

우리는 모두 새 제품을 좋아한다

맥북프로13인치와 16인치
170만원 대에서 시작하는 맥북프로 13인치의 성능도 충분히 훌륭하다

사실 서핑이나 문서 작업, 가벼운 영상 작업을 하는 정도라면 16인치보다 13인치로 가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다. 휴대성이 중요한 이들에게는 16인치의 무게나 크기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말하자면 맥북프로 16이 자랑하는 고스펙이 정말 필요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16인치 모델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의 가성비가 워낙 좋고, 카성비(카페에 두고 시선을 즐기기에도 좋다) 역시 좋은 모델이기 때문이다. 맥북프로 16 발매 이후 맥 커뮤니티가 모처럼 뜨거워진 건 그만큼 상품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나도 그렇다. 나는 지금 2015년형 맥북프로를 사용하고 있다. 6년차에 접어드는 내 맥북은 여전히 멀쩡하게 잘 돌아가고 크게 느려지지도 않았다(윈도우 랩탑 대비 맥북의 장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새 제품을 좋아한다. 꼭 필요하지 않아도 새 제품을 사고 싶고, 사야만 할 이유를 계속 만들어 낼 수 있다.

맥북프로 16인치

나는 동영상 편집할 일이 많은 사람도 아니고, 뮤지션처럼 수십 개의 트랙을 띄워놓을 일도 없다. 솔직히 맥북프로 16을 산다 해도 기기의 성능을 100% 활용할 자신이 없다. 하지만 맥북 프로 16을 만져본 이후 자꾸 마음이 움직인다. 구글링 하면 검색 결과가 더 빨랐고, 넷플릭스를 켜면 화면의 때깔이 달랐다. Pages를 사용하니 커서 이동 속도도 더 빨랐다(!). 동영상 편집 효율이 높아질 테니 계속 생각만 해왔던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설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다 헛소리다. 나도 알고 있다. 나는 그냥 새 맥북을 사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지난 15인치 맥북 프로를 보면서는 기변 욕구를 못 느꼈던 내가 16인치를 보며 고민에 빠졌다. 그만큼 잘 만들어진 제품이고, 딱히 약점을 찾기 힘들다. 정말 필요한 사람들은 주저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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