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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파리의 아시아

2019. 11. 04

Writer 신현호 : 여행, 음식, 그릇에 관심이 많은 푸드 칼럼니스트. 부업은 회사원.

파리는 도시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강한 이미지 때문에 우리는 종종 그 안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잊곤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다른 대도시처럼 파리에도 많은 이민자들이 살고 있고 그들이 가지고 온 문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기존 문화와 물리적으로 충돌하고 화학적으로 융합하고 있다. 파리는 과거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베트남이나 북아프리카의 이민자들, 그저 파리가 좋아서 온 사람들, 요리를 공부하기 위해 파리로 유학 온 사람들이 한 데 뒤섞여 사는 곳이다. 최근에는 이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문화적 배경을 녹여낸 프렌치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중국 : 얌차 (Yam'Tcha)

얌차

브루고뉴 출신의 프랑스인 셰프 아델린 그라타(Adeline Grattard)가 홍콩인 남편 치와찬(Chi Wah Chan)과 함께 중국식으로 해석한 프렌치 음식을 내는 곳으로, 파리에서 가장 예약하기 힘든 레스토랑 중에 하나다. 이곳에서 먹는 음식은 수시로 기대를 배신한다. 한 입 문 중국식 만두 바오즈 안에서 블루치즈가 새어 나오고, 수비드로 익힌 이베리코 돼지고기 요리에 갑자기 화자오의 얼얼한 향이 훅 들어온다. 티 소믈리에인 남편 치와찬은 음식에 중국차를 섬세하게 조합한다. 웰컴 드링크로 나오는 중국 우롱차로 식사를 준비하고, 식사 중간에 보이차로 다음 요리를 준비한다.

얌차 요리 이미지

어릴 때부터 간장과 같은 중국 소스로 요리하는 걸 좋아했다는 쉐프는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이었던 아스트랑스(L'Astrance)에서 요리사로 일하다가 홍콩으로 가서 다시 요리를 공부한다. 이 부부는 서로 다른 문화권이 뒤섞인 자신들의 개인적인 삶을 요리에 투영한다. 아델린 그라타 셰프는 이곳의 음식이 “홍콩과 프랑스의 러브 스토리” 같다고 말한다. 이 레스토랑의 음식을 먹고 나면 그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금세 이해하게 된다.

+ 위치 : 121 Rue Saint-Honore, 75001 Paris
+ 문의 : +33 1 40 26 08 07

일본 : 레스토랑 케이 (Restaurant Kei)

레스토랑 케이

일본 음식이 파인 다이닝 전반에 끼친 영향은 따로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이제 파리의 많은 레스토랑들이 태연스럽게 일본식 된장이나 간장을 사용하고 묵직한 프렌치의 모체 소스는 다시(出し) 국물의 감칠맛에게 한자리를 내어주었다. 사실 일본식 조리법보다 사람들을 더 감동시켰던 것은 일본 요리의 순(旬, 제철)이라는 개념이다. ‘제철’이란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포함하는 개념이다. 같은 계절이라 한들 제철 음식이 일본과 프랑스가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 파리의 일본인 셰프들은 프랑스라는 토양에서 계절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이를 음식으로 구현한다.

레스토랑 케이

일본인 셰프 코바야시 케이(Kobayashi Kei)는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플라자 아테네 알랭 뒤카세(PLAZA ATHENEE Alain Ducasse)에서 7년을 일하고 자신의 이름을 딴 이 레스토랑을 시작했다. 일본의 영향권 안에 있지만 명백하게 프렌치 레시피로 만들어진 음식들의 맛을 보면서 그가 감동시키고 싶은 사람들은 일본 사람들이 아닌 파리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금세 느낄 수 있다. 프렌치 요리를 만드는 일본 사람을 가리키는 ‘자파리지앵(Japarisiennes)’이라는 신조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셰프 중에 하나이다.

+ 위치 : 5 Rue Coq Heron, 75001 Paris
+ 문의 : +33 1 42 33 14 74

한국 : 피에르 상(Pierre Sang)

피에르 상

피에르 상(Pierre Sang)은 레스토랑의 이름이면서 셰프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둘은 떼어놓을 수 없다. 셰프 자신도 프렌치와 한식의 조화를 주제로 하는 자신의 레스토랑을 ‘요리로 표현된 자신’이라고 느낀다. 그는 어릴 때 프랑스로 입양되어 프랑스인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입양 전의 기억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피에르 상의 음식은 다른 모던 한식처럼 프렌치의 코스 요리의 틀로 풀어낸 음식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프렌치에서 출발해서 한식에 도착한 음식이다. 그래서 이 레스토랑에서의 경험은 파리의 네오 비스트로(Neo-bistro)에서 접할 법한 음식에서 예상치 못하게 쌈장이나 고춧가루 같은 한식 양념과 마주치게 되는 해프닝에 가깝다. 한식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그런 쓰임이 조금 엉뚱하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이런 의외성 때문에 프랑스 사람들도 한국 사람들도 모두 다 이곳의 음식을 새롭다고 느끼게 된다.

+ 위치 : 55 Rue Oberkampf, 75011 Paris
+ 문의 : +33 9 67 31 96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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